
무심코 터져나온 단어에 입을 틀어막고 놀랐다. 멍하니 흐르던 생각이 끊겼고, 현실로 돌아와 내 입이 직접 뱉었던 그 말을 속발음으로 몇 번씩 되짚었다. 내가 느끼는 것의 이름이 그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. 아무것도 모르면서, 그저 기쁘기만 하지 않고 허파를 찌르고 가슴을 쥐어짜듯 괴롭게도 만드는 것을 감정이라 하고 정말로 '애정'이라 멋대로 정의해도 되는 걸까. 하지만 그 밖에 다른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 정의 내릴 수 없었다. 애초에, 이제 와서 해결 못하는 의문의 정답을 찾으려 고민하는 것이 정답이라 말하는 듯 했다.
나는 너를 좋아한다.
그건 아마 그동안 나열했던 호불호의 것이 아닐 것이다. 네가 부르는 노래에 듣지 않던 느린 노래를 집어들고, 네가 등을 보이는 게 무서워 발이 얼어붙고, 네가 웃지 않는 것을 보기 버거워 무릎을 굽히고, 네가 웃기를 바라서 답지 않게 감성 어린 약속을 건네고, 바람이라면 다 너를 보며 생겨난 것이 감정인지를 고민하며, 그것을 정의하려 하는 내 상태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며 질책하며 확신하라 혼을 내는 듯했다. 어느 새 네가 연습하듯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고, 네가 찾던 노래를 찾으며, 네가 부를 듯한 노래를 발견하고, 너로 인해 나의 단순한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후에야 나는, 이게 정말 감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.
그것도 가장 크고 선명한,
애정이라는 이름의 감정.
이게 정말 그런 감정이라는 확신은 무지한 내가 내릴 수 없었다. 하지만, 내가 사랑의 감정이란 걸 가지게 된다면, 그 끈이 이어진 곳에는 네가 있을 것이다. 네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순간부터 시작됐다는 허무맹랑한 말보다, 네가 나의 공간 속을 오가는 나날 속에서 커졌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. 나도 모르는 사이에, 나도 모르는 형태로, 나도 모르는 이름으로 파고들었던 감정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자라나……
너 없이는 안 되게 만들었다.



